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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 직원 기자

벤처기업 창업에서 교수까지…“KIST에 특별한 신입사원 떴다”

  

김현우·한상욱 박사, 4~5월 KIST 입사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도움 되는 일 할 것”

 

 

“KIST에 오기 전에 뭘 했냐고요? 벤처 기업을 창업해 보기도 하고 KAIST 교수로도 활동 했죠~”

 

지난 4~5월은 KIST 벚꽃이 만발하게 피면서 원내가 가장 화려한 모습을 했던 시기였다. 봄빛으로 환하게 물든 KIST를 더욱 반짝반짝하게 비춰 줄 사람도 함께 등장했으니, 바로 김현우 녹색기술센터(GTC-K) 경영공학박사와 한상욱 나노양자정보센터 박사다. 이 둘은 2012년 신입사원으로 봄기운을 받으며 KIST 가족이 됐다. 그런데 두 사람, 벤처기업 사장과 교수로, 또 대기업과 벤처기업 일원으로 연구원 생활까지 했다고.

그 좋은 직장을 놔두고 이 들은 왜 KIST를 선택했을까. “적지 않은 나이에 가정까지 갖고 있어 신입사원이라 하기엔 나이가 많은 것이 아니냐”며 쑥스럽게 웃는 두 박사를 만나봤다.

 

 

벤처기업 사장과 교수에서 연구원으로…“도전은 계속 된다”

 

 

 

김현우 박사는 현재 1남 3녀의 아버지로 KAIST에서 학사·석사·박사를 공부했다. 경영공학을 전공한 그는 사례기반추론이라는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하여 대규모 프로젝트의 계획을 자동으로 수립하는 방법론을 연구했다고 한다. 그러던 2000년 어느 날, 박사학위를 공부하던 그는 '일탈(?)'을 꿈꾸기 시작했다. 바로 '창업'이다.

 

"담당 교수가 안식년을 간 사이에 선배 1명과 친구 2명, 이렇게 4명이서 회사를 차렸습니다. 그 덕분에 박사 학위 취득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죠"

 

김 박사가 친구들과 함께 차린 회사는 전자상거래 결제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였다. 1999년 이후 인터넷 사용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 규모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김 박사와 친구들은 앞으로의 가능성에 투자를 한 것이다.

회사 창업으로 일확천금을 움켜쥐지는 못했지만 회사는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국내 전자상거래 보안수준을 높이는데 작게나마 공헌했다고 자부했다. 그렇게 9년의 시간이 흐른 2009년, 회사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 다른 회사와 M&A를 맺기로 결심했다.

 

"회사 M&A후 관련 업무를 계속 하고 싶은 동료는 회사에 남았고,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러다 환경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2009년은 녹색성장이 국가 발전 전략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던 때이기도 했다. 그는 환경 에너지 관련 연구의 수행을 목적으로 KAIST가 설립한 EEWS 기획단에 2009년부터 참여해, 국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략, 전기자동차 보급 정책 등을 연구했다. 특히 2010년 후반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KAIST EEWS 최고전략과정 책임교수 맡아, 강의 주제를 선정하고 강사진을 기획하는 등 환경에너지의 전체적인 내용을 가까이 하는 과정에서 폭넓은 정보와 이해를 습득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KIST가 원내에 GTC-K를 설립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의 대표자들이 모여 TFT팀을 결성했다. 이 때 KAIST 대표로 참석 한 것이 김 박사다.

그 때 김 박사는 박종구 다원물질융합연구소장과 만나 특별한 인연을 쌓게 된다.

 

"박 소장님은 지경부 고위공무원을 역임한 후 KIST로 돌아 오셔서 설립추진단 단장을 맡으셨습니다. 때문에 전환기에 따른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 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이 없으시더라고요. 연구와 동시에 당신에게 주어진 여러 일을 최선을 훌륭히 수행하시는 모습에 존경하게 됐어요. GTC-K에서 일할 인력을 찾고 있는데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니 와서 일해보지 않겠냐 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그는 GTC-K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함으로써 좁게는 KIST에 넓게는 국가에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원한다.

 

"녹색기술센터에서 다루고 있는 R&D 정책은 녹색기술에 포커싱 되어 있지만, 녹색기술 R&D 정책연구에서 경험을 쌓아 폭 넓은 시각에서 활용해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과학기술 정책을 조감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효과적인 과학기술 R&D 정책 수립을 지원함으로써 정부 연구자금이 보다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연구가 좋은 이유? 나는 공학인의 늪에 빠졌다”

 

 

"KAIST에서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최고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출연연에서 미래 국가과학기술에 근간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훤칠한 키에 깔끔한 이미지를 소유한 한상욱 나노양자정보연구센터 박사는 5월 1일 KIST 가족이 됐다. 그는 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학부·석사·박사 공부를 마치고 벤처기업과 대기업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경력이 있다.

 

 

 

 

어릴 때부터 과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건 아니었지만 이공계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공학인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란다.

 

"주변 지인분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과학기술을 처음 접하게 됐어요. 그렇게 진학을 하고 공부를 하다보니 공학인의 늪에 빠졌습니다. 연구결과에 대한 이론을 세우고 실험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의 기쁨과 희열에 빠지는 늪 말이에요. 그렇게 이공계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공부를 마친 한 박사는 벤처 기업과 대기업에서 CMOS(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 이미지 센서(CMOS를 이용한 고체 촬상 소자)개발업무와 의료기기인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 개발 등 다양한 사업화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 그렇게 기업의 연구자로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바로 "내가 받은 혜택을 돌려주자"였다.

 

"기업에서 기술 개발함으로써 의미 있는 연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가 KAIST에서 혜택을 많이 받고 공부했기 때문인지 보다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즈음 운 좋게 KIST 나노양자정보연구센터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센터를 지원한 다른 사람들보다 소위 말하는 논문 스펙도 화려하지 않고, 나이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 기업에서 포톤카운팅 방식의 디지털 엑스레이 디렉터를 개발했었는데 그 분야에서 양자정보학에서도 필요한 관련 연구를 했었다"며 "회사 다닌 것 외에 경력이 화려하지 않아 KIST에 오기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센터가 관련 연구를 단순 개발하는 것이 아닌 상용화까지 생각하고 있어 기업에서 연구한 사람들의 경험이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연구 분야가 운 좋게 맞아떨어져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현재 나노양자기술을 활용해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차세대 보안 기술을 개발하는 팀에 소속돼 있다.

한 박사에 따르면 양자정보학 분야는 굉장히 주목받는 분야로 그 중 양자암호는 상용화에 가장 접근한 분야다. 그는 기업에서 상용화 연구를 한 만큼 국내 양자암호분야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