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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STORY/카드뉴스

"'소리에 반응한다'…CCTV가 범인잡네~"

 

 

 

최종석 KIST 박사팀, 귀달린 CCTV 개발
"정확도 99%…올해 상용화 가능"


 

"아악! 살려주세요!"

야심한 밤. 야근자율학습을 끝낸 한 학생이 귀가 길에 덩치 큰 사내 2명을 만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당황한 학생은 도망가려 애쓰지만 범인은 익숙한 듯 발 빠르게 학생을 뒤 쫒았다. 골목으로 몰린 학생. 그들이 학생을 해하려는 순간! '윙~' CCTV가 소리나는 쪽을 향해 범인의 얼굴을 찍기 시작한다.

 

CCTV는 현장을 찍으면서 경찰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린다. 그 사실을 알리 없는 범인들은 '삐옹삐옹~' 경찰이 출동하자 당황해 헐레벌떡 도망가기 바쁘다.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로 최근 보안카메라(CCTV)의 역할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집 앞, 지하철, 회사 등 우리는 어디서나 CCTV를 볼 수 있다. CCTV는 시민의 안보를 위해 또는 개인 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지만 고정돼 있거나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단점을 활용해 사각지대를 노린 범죄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귀 달린 CCTV를 최종석 KIST 박사팀이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CCTV는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비명을 지르면 그 소리를 감지해 알아내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 원격 상황실에서 해당 지역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아무도 없는 야심한 밤. 강력범죄사건과 성폭력, 학교폭력 등 흉흉한 사건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 CCTV가 상용화 된다면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 빠른 초동대응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 8가지 소리 구분 가능…소음 속에서도 비명소리도 잡아내

 

 

귀달린 CCTV를 개발한 최 박사는 관련 연구를 하면서 출퇴근 시 지하철이나 집주변 CCTV를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사진을 찍곤한다.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사람들의 눈초리가 따갑긴 하지만 관련 연구하고 있어서 그런지 보지 않고서는 참을 수가 없단다.

그가 귀달린 CCTV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IST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원 하에 '21세기 프론티어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거기서 개발된 것이 음원방향검지에 대한 연구였다. 이 기술은 로봇이 인간이 하는 말을 듣고 인지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으로 CCTV기술이 여기서 파생됐다.

 

 

 

최종석 박사는 "귀달린 CCTV의 핵심기능인 소리처리신호, 특히 음원방향검지에 대한 연구를 10여년간 해오다가 2010년부터 기존의 CCTV에 적용해 추가연구를 진행했다"며 " 로봇청각 기술을 다년간 연구해오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응용분야를 생각했고 이를 CCTV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석 박사팀은 먼저 360도에서 들리는 다양한 소리를 잡아내기 위해 CCTV 앞뒤, 좌우에 4개의 마이크를 설치했다. 이 마이크가 귀 역할을 한다.

 

 

귀를 통해 얻어진 소리정보를 구분할 수 있도록 ▲소리발생자동검지(ASD: Automatic Sound Detection) 기술 ▲음원분류(SSC: Sound Source Classification) 기술 ▲음원방향검지(SSL: Sound Source Localization) 기술 등을 개발했다.

 

이 기술들은 ▲사람의 비명소리 ▲유리창 깨지는 소리 ▲폭발음 ▲문이 닫히는 소리 등 보안에 관련된 총 8가지 종류로 소리를 구분할 수 있으며, 소리의 전달과정에 있어 벽이나 가구 등 주변 물체에 반사돼 오는 반향음에 대한 오인식률도 줄일 수 있다. 또 주위 소음 속에서 반응해야하는 소리도 구분할 수 있다.

 

실제로 귀달린 CCTV를 설치하고 실험해봤다. 소리를 지르자 CCTV는 빠른 속도로 타겟을 향해 촬영을 시작했다. 이번엔 TV를 킨 상태로 소리를 질러봤다. 그러자 카메라를 반응하게 하는 소리의 기준점도 따라 높아져 사람의 소리를 한번에 잡아냈다.

 

 

99% 정확성 자랑, 올해 상용화 가능할 것

 

 

귀달린 CCTV 실내 실험 결과 소리나는 방향을 99%까지 잡아내는 성공률을 나타냈다. 최 박사는 "실내 경우 수요만 있다면 올해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외의 경우 자동차 크락션 소리와 강한 바람 등 잡음이 많아 추가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달린 CCTV가 개발되면 CCTV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막을 수도 있지만 사방을 보기 위해 한 장소에 CCTV를 여러대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연구 관계자는 "이 CCTV는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기억해 뒀다가 순차적으로 촬영하는 기술도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관련 연구 상용화를 위해 실외 다양한 환경에서의 필드테스트를 통해 성능 보완 작업을 함과 동시에 마이크에서 캐치한 음원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최적화 시킬 예정이다. 특히 잡음을 속 위험 소리를 100% 감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완성시킬 계획이다. 늘어나는 지능형범죄 속에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스마트한 CCTV의 등장을 함께 기대해본다.